2014년 7월 8일 화요일

Material Design 단상

개인적으로는 언제부터인가 몇 번이나 말해온 내용을 좀 더 공식적이고 권위있는 목소리로 말해줘서 무척이나 감격스럽다.


나는 이 영상을 계기로 ux에 대해서 '직관성', '직관적인' 등의 단어가 무분별하게 남용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 영상은 애플의 스큐어몰피즘이 어째서 작동하는 매커니즘인지를 그런 모호한  단어들보다 훨씬 잘 설명한다.


영상의 최초의 키워드는 메타포(은유)이다. 메타포는 서로 공유하는 경험, 짧은 스토리를 통한 강력하게 함축된 전달이다.

안드로이드의 Material Design이 택한 재질(Material)은 종이였다. 인류가 천 년을 사용해 온 재질을 은유하되 그보다 강력한, 마음대로 늘어나고 줄어들고 붙었다 떨어지는 마법의 종이.

매터리얼 디자인은 그림자 효과와 높낮이를 활용한다. 클릭될 수 있는 것은 돌출되어서 클릭될 수 있다고 알려주어야 한다.

매터리얼 디자인은 애니메이션을 활용한다. 현실세계에 워프와 순간이동은 거의 관측되지 않는다. 사물은 과정을 통해서 변해야 한다.

이러한 디자인 '언어'는 직관을 가능하게 된다. 종이, 누를 수 있을 것 같아 보이는 돌출, 애니메이션, 만질 수 있음 (tangible) 등등은 무엇이 될 것 같은지를 알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애플의 스큐어모피즘이 작동하는 이유를 설명할 단어가 '직관성'이겠는가 메타포(은유) 이겠는가?


뮤직플레이어에 나오는 버튼을 클릭하자 버튼이 확대되면서 플레이 제어 화면이 되는 장면은 매터리얼 디자인이 스큐어모피즘보다는 좀 더 추상적이고 고차원적인 은유임을 보여준다. 스큐어모피즘은 주로 우리가 아는 사물을 모사하는데서 직관을 발생시킨다. 진짜 오디오처럼 동작함으로써 동작을 예측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위의 예시는 현실에서 가능한 동작이 아니다. 그것은 추상적으로, 버튼이 확장된다는 점, 바로 그 버튼이 확장된 종이 위에 UI가 펼쳐졌다는 점에서 해당 버튼과 같은 맥락 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현실의 모사가 아니고, 추상적, 논리적인 컨텍스트의 발생이다.


얼마나 많은 디자이너들이 이것을 이해할까? 잘 모르겠다. 스스로를 ux 디자이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제 매터리얼 디자인의 빌딩블럭을 손에 쥔 이상 정말로 자신이 디자인하는 것이 단순한 겉모양이 아니라 ux임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그들은 애니메이션을, 그 애니메이션의 컨텍스트를 디자인해야 할 것이다.

ux의 흐름 그 자체에 대해서 별다른 생각을 해보지 않은 채, 그저 iOS 디자인을 열화카피한 디자인을 안드로이드에 적용시키는 기획자와 일하는 것은 꽤나 재미 없는 작업이었다. 난 극단적으로 냉소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명료한 프레젠테이션이 발표된 이 순간 이후에도, 여전히 그런 기획자들이 대다수를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로는 냉소적이다.